아무렇게나 써보는 게임이야기

도게자는 땅에 엎드려 조아린다는 뜻의 일본어입니다. '큰 절'같은 자세를 취하는 이 도게자는 일본에서 상대방에게 사죄하기 위한 방법인데, 실제로 일본 원전 사고가 터졌을 때 도쿄전력 사장이 도게자를 하기도 했고, 일본의 만화나 각종 매체에서도 종종 볼 수가 있습니다. 

이런 도게자를 이용한 독특하고 재밌는 게임이 얼마 전에 나왔길래 해보았습니다. 게임의 부제가 'Art of Dogeza'인 만큼 어떻게 하면 더 아름답게 사죄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게임인데요. 신선한 주제와 게임방식으로 지난 달에는 '인텔 버즈워크샵'에서 베스트게임으로 선정되었다고 합니다.

도게자(Art of Dogeza)
장르 :  시뮬레이션
개발사 : 그러게(Grukea)
플랫폼 : 안드로이드, iOS



이 게임은 정말 단순하기 그지없습니다. 우측에 서 있는 사죄해야 할 대상(?) 앞으로 가서 도게자 자세를 취하기만 하면 됩니다. 이렇다 할 게임 내용도 없고 조작도 굉장히 단순하지만, 실제로 게임을 해보면 생각처럼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게 되실 텐데요. 먼저 아래 개발사가 공개한 프리뷰 영상을 보시면, 게임의 느낌을 알 수 있을 듯합니다.

사죄하기 위한 몸부림을 담은 프리뷰 영상


앞서 말했지만 정말 쉽지 않습니다. 그저 장애물을 피해 앞으로 가면 되는데, 맘처럼 되는 것이 하나도 없는 느낌이랄까요. 게임은 일단 마치 앵그리버드나 포트리스처럼 각도와 세기를 선택하고 우측으로 날라가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이후에는 하단 좌우측 버튼을 이용해서 사죄 대상 앞으로 가기만 하면 되는데요. 이때 좌측 버튼은 도게자 자세, 우측 버튼이 접혀있는 몸을 펴주는 기능입니다.

시작의 각도와 세기가 매우 중요하다

도게자는 총 30개의 스테이지가 준비되어 있는데 하나같이 괴이한 장애물들이 기다리고 있고, 이 장애물을 피해 지정된 자리에서 큰 절을 하는 것은 정말 이름답게 예술의 경지에 올라야 가능해 보입니다. 그냥 하기도 어려운 이 아름다운 사죄는 받아주는 시간도 정해져 있기 때문에, 타임 리미트도 게임의 난이도를 높여주는 또 하나의 요소입니다. 

게임을 해보면 저 뒷짐을 지고 서 있는 사죄 받으시는 분이 조금 미워질 수도 있는데요. 힘 조절에 실패해서 이 분을 조금이라도 건드리면 바로 게임오버가 되기 때문에, 큰절을 해야하는 자리 앞에서는 정말 섬세한 컨트롤을 요구하게 됩니다.

힘 조절에 실패하면 사죄는 커녕 드롭킥이 날라가게 된다


게임이 정말 어려운 건 사실이지만, 클리어 했을 때의 성취감이 남달라서 나름의 재미가 있긴 합니다.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점수에 따라 별점을 1개부터 3개까지 부여하는데, 이렇게 모인 별점이 특정 개수 이상 되어야 다음 스테이지를 시작할 수 있게 되는 시스템입니다. 30개의 스테이지는 다소 적어보이기도 하지만, 출시 초기인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재미있는 스테이지가 더 많이 추가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모든 스테이지 별 3개를 목표로 한다면 엄청난 근성이 필요해 보입니다



하나 아쉬운 것은 게임 중간중간에 전면 광고를 봐야 한다는 점인데, 광고를 정말 보기 싫어하시는 분이라면 조금 귀찮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게임 자체가 무료게임이기도 하고, 별도의 인앱결제가 있는 것도 아니니 이 정도의 광고는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편입니다. 어떻게 보면 게임 내 유료 결제가 없으니까 온전히 플레이어의 조작능력으로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이기도 하구요.
 

섬세한 조작에 자신있다면, 이 강도 높은 사죄 방법에 도전해 보세요.

저는 이런 높은 컨트롤 능력이 필요한 게임에 약해서 30개 스테이지를 모두 클리어하지는 못했는데, 분명 이런 승부욕을 건드리는 게임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평소 이런 섬세한 조작에 자신 있으셨다면, 이 '도게자'가 아마 큰 만족도를 주실 수 있지 않을까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