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렇게나 써보는 게임이야기

예전에 엑스큐션(Execution, 처형)이라는 게임을 우연히 해 본 적이 있었는데, 제가 지금껏 해 본 게임 중 가장 짧은 플레이타임의 게임이었어요. 5분도 안 되어서 게임이 끝나기는 하는데, 시간이 오래 지난 지금까지도 기억을 하는 걸 보니 저한테 개인적으로 강한 인상을 주었던 것 같습니다.

이 게임은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짧은 플레이타임을 가진 게임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렇지만 게임이 끝난 후에는 생각하는 시간이 조금 길어질 수도 있습니다. 예전에는 게임의 본질은 '즐거움'이고 재미있는 게임만이 좋은 게임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게임을 해보고는 생각이 조금 달라진 것 같기도 하고요. 


Execution
개발사 : Venbrux
플랫폼 : PC
출시 : 2008년





"이 게임은 실험입니다. 해보세요." - Jesse Venbrux

'Execution'은 아주 작은 용량(약 2MB)으로 제작자의 사이트에서 무료로 받을 수 있는데 따로 설치가 필요한 것도 아니니, 제작자의 코멘트처럼 누구라도 내려받아서 플레이해 볼 수 있습니다. 

플레이타임도 아주 짧아서 사실 5분이면 게임의 모든 것을 볼 수 있을 정도인데요. 진행시간은 짧지만, 게임을 해 본 사람들에게 아주 강한 인상을 남겨주는 게임이에요.

아래 내용은 게임 소개는 물론, 결말에 대한 누설을 담고 있습니다.
혹시 게임을 먼저 해보시려면 본문을 읽기 전에 아래 버튼으로 게임을 내려 받으세요.

Execution.zip

 


게임이 시작되면 조금은 무서운 안내문이 먼저 나오는데요.
너의 행동으로 결정되니, 올바르게 행동하라는 일종의 경고 메시지입니다.

안내문이 지나간 게임 화면에는 온몸이 묶여 있는 인질처럼 보이는 사람이 등장합니다.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고,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게임 안의 변화는 없습니다. 볼 수 있는 것은 오직 묶여 있는 사람뿐인데, 마우스 커서가 총의 조준점인 것을 보아 유저가 처형인의 입장인 것으로 보입니다.

어떻게 해야 진행이 될까요? 

인질을 쏜다면

달리할 수 있는 행동이 없어 인질을 쏘게 된다면, 즉시 게임오버가 됩니다.

인질은 피를 흘리며 죽게 되는데, 중요한 것은 '선택은 돌이킬 수 없다는 점'입니다.
죽어 버린 인질은 게임을 재시작해도, PC를 재부팅 해봐도 살아나지 않습니다. 어떻게 하더라도 게임을 다시 들어가 보면, 화면은 이미 죽어 버린 인질만을 보여줄 뿐입니다.

게임오버가 된 상태에서 게임을 다시 해보면, 처음의 안내 문구가 조금 변하는데요.
올바르게 행동하라고 쓰여있던 문구는 이미 너무 늦었다는 문구로 바뀌어 있게 됩니다.

보통 게임에서 죽은 캐릭터들은 재시작하면 다시 살아날 것으로 무의식중에 생각하게 되는데, 그런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엔딩(?)일 수 있겠네요. 아쉽지만 게임오버 화면을 본 이용자는 게임을 되돌릴 수 없습니다.


제작자는 게임 목표만을 위해 아무 생각도 없이 행동하는 게이머들을 비판하기 위해 이 게임을 만들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게임이라는 이유로 아무렇지도 않게 총을 쏘는 행위가 과연 옳은 행동인지를 묻는, 조금 심오한 주제를 담고 있는 'Execution'은 제작사의 사이트인 이 곳에서 무료로 받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