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렇게나 써보는 게임이야기

저는 게임을 좋아하는 만큼, 안경을 좋아하는 안경덕후이기도 한데요. 어려서부터 시력이 별로 좋지 못해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관심도 많고, 좋은 안경에 대한 욕심도 조금 있는 편입니다. 얼마 전에 '백산안경'이라는 일본의 유명 안경원에서 큰 맘 먹고 새 안경으로 바꾸었는데, 그간 사용해 본 후기를 적어보려 합니다.ㅎㅎ


백산안경 '린디브로우' 모델


먼저 '백산안경'은 1883년에 태어나, 약 130년 정도 역사를 가지고 있는 일본의 안경 브랜드입니다. 하쿠산 메가네(Hakusan Megane)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데, 비틀즈 멤버 '존 레논'이 살아생전 애용하던 안경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해서 지금은 일본 외의 전 세계 여러 안경쟁이들한테 꽤 인기 있는 안경 브랜드로 알려진 편입니다.

여기 안경은 지금까지 고집스러운 판매 방식으로 악명이 높았었는데, 저렇게나 오래되었지만 지금까지 일본의 딱 다섯 군데의 매장에서만 오프라인 판매만을 허용하고 있었습니다. 납품이나 온라인 판매를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에, 안경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일본에 여행을 가면 꼭 들르게 된다는 안경원으로도 유명했지요.ㅠㅠ

이런 '백산안경'이 올해 4월 처음으로 일본 외 지역인 한국의 가로수길에 매장을 내주었습니다. 지금까지 고집스럽게 지켜오던 자국 매장에서만의 판매 방식을 깨뜨린 건 조금 뜬금없기는 한데, 안경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분명 반가운 소식입니다.    




구입한 안경은 '린디브로우'라는 모델인데, 저렇게 아래쪽에만 은색 금속으로 되어 있는 하은테가 갖고 싶어서 고민 끝에 결정했습니다. 지적인 느낌을 들게 해주는 안경이 갖고 싶었어요.ㅎㅎ 물론 하은테를 쓴다고 다 지적여 보이는 건 아니더라구요.ㅠㅠ
보기와는 다르게 생각보다 테가 가벼운 편입니다. 이전에 쓰던 안경은 너무 무거워 오래 쓰고 있으면 피로감이 느껴지곤 했는데, '린디브로우'는 장시간 착용하고 있어도 전혀 피로감이 느껴지지 않으니 역시 가벼운 안경이 좋은가 봅니다. 무게를 딱히 재보지는 않았는데, 공개된 스펙에 의하면 24g이라고 하네요. 

안쪽 코 받침 부분에 깨알 같은 디테일이 숨어 있는데, 부드러운 실리콘 패드 안쪽으로 백산안경의 로고 장식이 들어가 있습니다. 코 받침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안경들은 금방 흘러내리거나, 오래 착용했을 때 코에 자국이 남는 등 불편함이 큰데 린디브로우는 코 받침이 꽤 견고해서 마음에 듭니다. 


다리 안쪽에는 백산안경원(白山眼鏡店)이 한문으로 새겨져 있습니다. 다리 부분에 새겨져 있는 건 이게 전부. 음각은 아닌데 겉에 프린팅 된 게 아니라 아세테이트 안쪽에 새겨져 있는 듯한(?) 그런 느낌이어서 지워질 것처럼 보이지는 않습니다. 다리에 이것저것 많이 새겨져 있는 안경에 비해 이편이 오히려 깔끔해 보여 좋습니다.


색상을 블랙/실버로 구매를 했는데, 같은 모델에서 '블랙/골드', '블랙/앤티크', '브라운/앤티크' 등 여러 패턴이 존재합니다. 저는 골드는 조금 부담스러워서 무난해 보이는 실버 모델로 결정했는데, 과하지 않아서 마음에 들어요. 


백산안경은 안경을 구매하면 8종의 서로 다른 안경케이스 중 하나를 골라서 가져가게 되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운 부분이 이 케이스입니다. 저는 그나마 가장 무난한 케이스를 고르긴 했는데 다른 케이스들은 뭔가 요란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케이스 자체가 그다지 좋아 보이지도 않습니다. 평범한 저가 안경케이스와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이는 게 개인적인 소감이에요.ㅠㅠ 일본의 다른 유명 안경 브랜드인 '금자안경'은 원목 나무 케이스에 담아서 주던데, 그런 거에 비하면 평범하기 그지없습니다.

케이스는 조금 그렇지만 안경 자체의 품질에는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습니다. 가격대에 비해 인지도가 높은 것 같지는 않은데, 써보니 역시 좋은 안경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제는 한국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으니, 저는 조만간 가로수길에 갈 일이 생긴다면 '백산안경'에는 꼭 한번 들려볼 생각입니다.
 

마지막은 그동안 갈아 탄 안경 떼샷. 흐뭇하네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