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카드보드 2.0을 써보다

어비스리움을 며칠 해보면서 가장 아쉬웠던 게 VR 모드를 즐겨보지 못하는 거였는데요. 아쉬워만 할 수는 없으니까 소셜커머스에서 카드보드로 검색해서 오천 원 정도 하는 카드보드 2.0 VR을 구입했습니다.ㅎㅎ

카드보드 VR은 저렇게 종이로 만든 VR인데요. 기기라고 하기에도 좀 그렇기도 하고, 값비싼 고사양의 VR기기만큼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제법 가상현실을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신기한 물건입니다.

배송이 오면 조립부터 하게 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이미 조립이 완성된 상태로 왔습니다. 카드보드 2.0부터는 별도의 조립을 하지 않아도 되는 '완성형'인 것을 배송 오고서야 알게 되었어요. 위에 보이는 박스를 걷어내면 바로 완성된 카드보드가 나타나는데, 문을 열어 스마트폰을 넣고 뒤쪽의 렌즈로 보기만 하면 됩니다.

벨크로를 이용한 접이식 문(?)이 달려 있는데, 저기에 스마트폰을 넣은 다음에 렌즈를 바라보면 놀랍게도 가상현실이 펼쳐집니다 ㅎㅎㅎㅎ 안경을 쓴 사람이 봐도 많이 불편하거나 하지는 않았는데요. 문제는 골판지로 만들어 놓은 저 박스 안을 쳐다보고 있을 때, 옆에서 보면 좀 바보 같아 보인다는 게 흠이랄까요. 머리띠를 붙여서 고정할 수도 있는데, 그것까지 해버리면 너무 없어 보일까 봐 그냥 손으로 들고 눈으로만 감상했습니다.

조금 재밌었던 건 저 왼쪽 사진에 있는 카드보드 위쪽 은색 부분인데요. 저게 카메라 셔터처럼 누를 수 있게 되어 있는데  VR 컨텐츠들을 보면 저 셔터(?) 부분을 누르라는 명령이 자주 나옵니다. 신기하게도 저걸 누르면 진행이 되는 컨텐츠가 있는데, 원리가 뭐인가 싶어 자세히 보니 저걸 누르면 스티커가 붙여져 있는 종이가 스마트폰 액정을 대신 누르게 되어 있었습니다. 가상현실을 보여주는 물건에 이런 원시적인 기능이라니ㅎㅎ

어쨌든, 카드보드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가격이에요. 가상현실 컨텐츠를 단돈 오천 원이면 즐길 수 있습니다. 카드보드를 주문할 때 배송지를 회사로 해두었더니 본의 아니게 오늘 정말 여러 사람이 같이 체험을 하게 되었는데, 대부분 오천 원짜리 골판지 VR의 능력에 감탄하였습니다.ㅎㅎㅎ 몇 분은 당장에라도 사실 듯했었어요. 

단점은 역시 종이이다보니 내구성이 좀 떨어지는 듯 합니다. 오늘 배송 온 물건인데 벌써 구깃구깃한 부분이 생기기도 했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썼는지 벌써 코 부분의 색이 조금 변한 것 같아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벌써 이 카드보드가 얼마나 갈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습니다. 

저 어비스리움 VR 모드 하려고 사봤다가, 다른 VR 컨텐츠까지 찾아보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재미있어서 시간이 날 때 종종 즐겨보려고 해요. 암튼 가상현실이 궁금하기는 했었는데, 가격 때문에 조금 망설이셨던 분이라면 이 카드보드로 먼저 즐겨보심이 좋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