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렇게나 써보는 게임이야기

워킹데드 시즌2(게임)
개발사 : 텔테일 게임즈
발매일 : 2013년 12월 18일
플랫폼 : Windows, OS X, PS3, PS4, XB360, XBO, PS Vita, iOS, Android
장르 : 어드벤쳐
* 한글을 공식적으로 지원하지는 않으나, '팀 백스탭'에서 비공식 한글 패치를 배포하였습니다.



워킹데드 시즌2 트레일러 영상 - 출처 : 게임스팟 유투브


얼마 전에 게임 워킹데드 시즌1을 플레이한 이후로 시즌2를 해야겠다고 생각만 하고 있다가, 이제서야 워킹데드의 두 번째 시리즈를 해보게 되었습니다. 워킹데드 시즌2는 전작이 엄청나게 흥행하면서 시즌1이 출시된 그 다음 해에 바로 나오게 되었는데요. 전작보다 장족의 발전을 이루었다고도 말하는 분이 많은데, 사실 개인적으로 그렇게까지 드라마틱한 변화를 느끼지는 못했고, 전작의 이야기를 계속 이어서 보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워킹데드 시즌2

시즌1의 세이브 파일을 자동으로 불러옵니다.



전작 워킹데드 시즌1이 큰 인기를 끌었던 이유 중 하나가, 선택에 따라 이야기 흐름이 변한다는 것이었는데요. 독특한 방식의 진행 덕에 같은 시즌1을 플레이한 사람끼리도 이야기의 전개와 엔딩이 조금 차이가 나기도 했습니다.

시즌2는 전작의 저장 데이터를 불러와, 시즌1의 선택과 내용을 이어서 진행하게 됩니다. 시즌1에서 선택했던 결정들과 대사들이 시즌2의 등장인물들의 기억 등으로 나타나게 되는데요. 그래서 전작을 미리 하셨더라면, 시즌2는 새로운 게임이 아니라 시즌1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다음 이야기로 느껴지게 됩니다. 물론 전작을 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시즌2를 해볼 수는 있는데, 이럴 경우에는 전작의 결정들이 임의로 선택되도록 해두었어요. 사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전작의 선택들이 사실상 큰 줄거리에 엄청난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이기도 한데요. 전작을 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시즌2를 플레이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은 좋지만, 시즌1에서 그렇게 고심해서 내린 결정들이 사실상 이야기에 별 영향을 주지 않는 걸 보면, 좀 씁쓸하기도 하네요. 


나처럼 선택한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시즌2는 전작과 플레이 방식이 별반 다를 게 없습니다. 똑같다고 봐도 될 정도인데요. 미드 보듯이 이야기를 감상하면서 상황에 맞는 대사를 고르고, 중요한 순간에 결정을 내리면 그만입니다. 중간중간 총을 쏘거나, 이리저리 움직여 단서를 찾는 것도 시즌1과 똑같아요. 전작을 해보셨더라면 어떤 도움 없이도 수월하게 진행하실 수 있을 테고, 그렇지 않더라도 워킹데드는 원래 감상하듯 즐기는 게임이라 시즌2에서도 어려운 조작 같은 건 없습니다. 어려운 선택만이 있을 뿐이에요.

시즌2는 전작처럼 에피소드가 다섯 개 있고, 에피소드를 마칠 때에는 전 세계 게이머들의 선택을 퍼센트로 보여주는 것도 같은데요. 요건 없어졌으면 서운할 뻔 했네요ㅎㅎㅎ


사실 시즌1의 엔딩이 저에게는 나름 충격의 결말이라, 시즌2를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그다지 흥미가 없었어요. 별로 하고 싶지 않은 기분이었는데, 역시 조금만 해보니 어느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고 있을 정도로 이 게임은 정말 이야기의 흡입력(?)이 좋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재미있는 드라마를 한 화만 보게 되면, 나머지는 자동으로 타임머신 타게 되는 그런 느낌과 비슷해요. 여전히 이야기는 긴장되고, 자극적이고, 몰두하게 만드는 내용으로 가득했습니다. 

그래도 전작과 비교를 하자면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들이 더 많았는데요. 먼저 플레이타임이 아무리 봐도 짧아진 듯합니다. 시간을 재보지는 못했는데, 5~6시간이면 시작부터 끝까지 마칠 수 있는 분량인 것 같아요. 게다가 전작과 달리 이야기가 뭔가 개연성이 떨어진다거나 납득이 잘 안되는 부분들이 꽤 많았는데요. 주인공이 11세 어린 여자아이로 바뀌어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신체 건강한 성인 남자들도 많은데, '너가 주인공이니까 너가 다 해야지' 와 같은 상황이 이상할 정도로 많이 나오고 있어요. 그리고 11세 어린 여자아이가 아무렇지도 않게 혼자서 좀비를 다 때려잡는 것도 조금 이상하지 않나요ㅎㅎ

그리고 약간 보기 힘들 정도로 불편한 장면들이 꽤 많은데요.(시즌1도 그랬지만) 안 보여줘도 될 것 같은 장면들을 굳이 보여주면서 조작까지 하라는 부분들이 있는데, 정말 왜 이러나 싶을 정도였어요.ㅠㅠㅠ 워킹데드가 원래 이런 거야. 라고 말한다면 할 말은 없지만, 확실한 건 이 게임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만한 게임은 아니라는 걸 분명하게 느꼈습니다. 


어쨌든 게임 워킹데드의 이야기는 이제 시즌3로 이어집니다. 시즌3는 올해 가을에 출시될 것으로 보이는데 시즌2 이후 약 3년 만에 등장하는 새로운 작품이니, 이번에는 조금 더 큰 변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이 게임을 하면 기분이 막 뒤숭숭해지기도 하는데, 저는 어찌 되었건 시즌2까지 해버려서 궁금한 다음 내용을 보기 위해서라도 시즌3는 해 보려고 합니다.ㅠㅠ